잘 사는 법·재테크

돈보다 만족의 크기를...(따온 글)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7. 19. 16:59

<돈보다 만족의 크기를 찾아라-40대의 재테크>

 

10억, 15억, 20억….

최근 나온 재테크 관련 도서들이 흔히 정하는 재산 형성 목표 금액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10억은 벌어야 한다는 말이 유행이더니, 올들어 슬그머니 15억, 20억으로 오르고 있다. 안정된 노후와 아이들의 교육비 등을 위해 필요한 10억 외에 사회에 유용한 일을 하며 삶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5억~10억쯤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15억을 벌어 35세에 은퇴했다’는 책을 쓴 이선무씨는 실제 부동산과 주식투자로 15억 이상을 만드는 데 성공, 35세에 은퇴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삶을 즐긴다고 적고 있다.

문제는 35세에 10억이나 15억은 커녕, 40대가 돼도 3억이나 4억도 만들지 못한 이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함에 따라 수입은 증가하지만 급증하는 자녀교육비 지출 등으로 돈은 잘 모이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덜컥 달려들었다가 치명상을 입는 이도 없지않다. 30대까지는 실패해도 재기해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40대에는 실패하면 자신의 노후는 물론 아내와 아이들의 인생까지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가정과 직장, 건강 뿐 아니라 재테크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40대. 그 동안 모아놓은 돈을 안전하게 지키며 이를 불려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본은 노후설계〓40대 재테크의 기본은 노후설계다. 향후 몇년간의 단기적인 설계가 아니라 퇴직 후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인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택 구입이나 주택 넓히기 등의 단기적인 목표 외에 아이들의 교육자금, 결혼자금, 그리고 퇴직 후 노후자금 등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여기에 맞는 재무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무설계를 한 뒤 중요한 것은 계획적인 재테크다. 계획적인 재테크란 남들이 한다고 나도 따라하는 식의 재테크와 반대되는 말이다. 급한 마음에 채권이나 주식, 부동산 투자에 무작정 나설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공부도 하고, 시장도 연구하면서 투자에 나서라는 이야기다. 특히 40대의 경우 한번 삐끗하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 수 있기 때문에 계획적이고 안전한 재테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주식과 관련한 권위있는 책 3권을 읽지 않은 채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은 실패를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5세에 15억을 벌어 은퇴했다는 이선무씨도 20대에 무작정 나선 주식 투자에 실패를 경험한 뒤, 주식 관련 공부를 하고, 신문 경제면 등을 탐독하며 다시 투자에 나섰다고 밝힌다.

◈집 장만은 필수〓집을 사놓고 기다리면 무조건 가격이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40대의 필수 사항으로 자신의 여건에 맞춰 집은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이 어디이든, 크기가 어떻든 자신의 집을 가지는 것은 재테크가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40대가 지나서도 집을 가지지 못할 경우 안정감이 사라지고 자라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들이 취학한 뒤 집을 자주 옮기는 것은 자칫 아이의 학교 생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40대에 필수적으로 집을 마련하라는 것은 집을 위험스럽게 하는 재테크는 하지 말라는 말과도 통한다. 그렇다고 대출을 무리하게 끼고 집마련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자금으로 주택구입이 힘들 경우 주택청약부금이나 청약예금을 활용, 계획성있게 자금을 키워 연차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서정 법무법인에서 부동산 경매 및 주택 임대차 일을 하고 있는 이항용씨는 여유 자금이 부족할 경우, 경매를 잘 활용하면 의외로 쉽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질의 부자보다 중요한 마음의 부자〓아무리 재테크에 대해 공부를 하고 계획적인 투자를 한다고 해도 누구나 10억, 20억을 모을 수는 없다. 3억이나 4억대 재산 형성하기도 쉽지 않고, 더러는 재테크에서 큰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행복은 소유의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만족의 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자발적인 가난을 택한 사람들이 억지로 부자가 된 이보다 훨씬 행복하게 사는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 보스턴 서운사 주지로 있으면서 돈 문제를 다룬 책을 낸 바 있는 서광스님은 “행복은 소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느낌에서 오고 체험에서 오고 생각에서 온다”고 강조한다. 행복해지면 저절로 부자가 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부자라는 것이다. 인생 2막을 열어가는 40대, 더 가지려고 몸부림치기 보다 내가 가진 것으로 행복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워야 하는 때인지도 모른다.

<문화일보 7/19일 인터넷 버전, 김종락기자의 기사에서 따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