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rifice·시니어

막걸리 한잔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9. 1. 09:18
      동대문종합상가 기업은행 앞 노천 변에 앉아 부침개를 안주로 막걸리 몇 잔을 나누어 마시며 친구와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고등학교 동기 승목과 채환이 함께 했습니다.

 

승목은 유통업체에 근무하다 앞치마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IMF때 근무하던 회사를 나와 고생 끝에 지금의 제조업을 일구어낸 것입니다. IMF때 본인이 회사를 나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라는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후 약 일억 정도의 돈을 떼였다고 합니다. 주위 사람들이 그 정도는 수업료라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본인도 나중에는 인정하였습니다. 같은 제조업을 하더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하라는 충고를 귀담아 들어 지금은 제조원가만 만 오천 원하는 전통앞치마를 만들어 소비자가 삼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외국 손님들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서 문화관광부 등 정부기관에서 단체로 주문해 가기도 합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것을 하니 수익성도 나아져 사업에 탄력이 붙어 간다고 합니다. 친구는 자신이 제조한 전통앞치마를 전통공예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합니다. 

 

승목은 아버지로부터의 유언인 '보증을 서지 말라', ‘남을 도와주면 그것이 다 내 것이 된다는 교훈을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 친구들에게 베풀려는 노력을 하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골에 땅을 마련하고 그곳에 친구들을 초대하여 농사지은 채소를 따먹고, 내 놓고 키운 닭을 잡아 술 한잔 기울일 날이 올 것을 기대하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친구입니다.

 

친구는 또 나무를 심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를 심으려고 10여년 전에 공주에 만평 가까운 땅을 샀습니다. 하지만 행정수도가 그곳으로 옮겨 갈 것이라고 하니 그곳에 나무심기는 다 틀린 일이라고 복에 겨운 체념을 합니다. 강원도 화천 정도에 땅을 사서 나무도 심고 농사도 지으며 살겠다고 땅을 보러 다니기도 합니다.

 

채환은 남자다움과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줄 아는 여유를 가졌습니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진 것을 자랑할 만 함에도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겸양의 미덕을 지녔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껄껄걸 웃을 줄 아는 멋진 친구입니다.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나누어 마시니 마음이 넉넉해 집니다. 친구들도 다같이 나이가 들어가니 서로 어려움을 들어줄 줄 아는 여유도 생겼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친구들이 있기에 삶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2004/8/30이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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