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막 구워져 구수한 냄새가 나는 베이글에 잼을 발라 탁자에 앉으셨습니다. 한참 보고만 있으셨습니다. 옆에 앉은 젊은이가 물었습니다.
“왜 베이글을 드시지 않으세요?”
어르신이 대답했습니다.
“뜸들이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젊은이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뜸을 들이는 건 대단히 중요하대요. 밥도 뜸을 들여야 맛있잖아요. 사람도 뜸을 들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를 듣고 계시던 다른 어르신이 덧붙였습니다.
“뜸을 들이는 건 성숙해진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도 분명 뜸이 좀 들어야 할 듯해요.”
함께 있던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뜸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구나! 말도 뜸을 좀 들여서 해야 실수가 적고, 글도 뜸을 들여서 써야 읽을 맛이 나고, 사람도 뜸이 잘 들어야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겠구나.' 싶었지요.
뜸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내로라’하며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집니다. 뜸이 잘 들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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