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뜸들이고 있습니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1. 28. 08:31

 

어르신이 막 구워져 구수한 냄새가 나는 베이글에 잼을 발라 탁자에 앉으셨습니다. 한참 보고만 있으셨습니다. 옆에 앉은 젊은이가 물었습니다.

왜 베이글을 드시지 않으세요?”

어르신이 대답했습니다.

뜸들이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젊은이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뜸을 들이는 건 대단히 중요하대요. 밥도 뜸을 들여야 맛있잖아요. 사람도 뜸을 들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대화를 듣고 계시던 다른 어르신이 덧붙였습니다.

뜸을 들이는 건 성숙해진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도 분명 뜸이 좀 들어야 할 듯해요.”

함께 있던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뜸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구나! 말도 뜸을 좀 들여서 해야 실수가 적고, 글도 뜸을 들여서 써야 읽을 맛이 나고, 사람도 뜸이 잘 들어야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겠구나.' 싶었지요.

뜸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내로라하며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집니다. 뜸이 잘 들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0) 2013.02.17
아웃 오브 콜드(Out of Cold)  (0) 2013.01.31
약해지지 마  (0) 2013.01.23
토론토 어르신 스타일  (0) 2013.01.21
추워봐야 따뜻함의 가치를 압니다  (0) 201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