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수정나무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12. 27. 23:17

 

잎을 다 떨어뜨린

어느 날이었어

비가 오는 듯싶더니

차가운 바람이 부네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어

 

나도 예외는 아냐

차가운 물체가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아

아프고 쓰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수정나무가 되었다고 좋아해

새들도 오지 않는

외로운 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무거워 견딜 수가 없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아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갑자기 사방이 캄캄해졌어

쓰러지며 전깃줄을 건드린 듯해

사람들 또한 추위에 떠네

아이 어른 모두가

이불로 감싸고서도 몸을 움츠려

 

추워진 게

내 탓인 듯하여

마음이 아파

몇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래

 

친구는

무게를 못 이겨

몸이 굽어 버렸어

부서져

잘리는 것보다야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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