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주간의 노숙자 봉사가 끝났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 화장실 청소를 할 수 있어 더 좋았다. 변기에 묻은 누런 얼룩을 훔쳐내고 버려진 생리대가 담긴 휴지통을 비울 수 있어 기뻤다. 물걸레로 바닥을 닦아낼 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가끔 집에서 청소를 할 때면 귀찮은 생각이 들고 하기 싫은 마음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분들이 사용한 화장실을 치울 땐 전혀 그렇지 않았다.
초청장을 받았다. 봉사자들을 위하여 조촐한 위로회를 갖는단다. 따지고 보면 한 것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수요일 아침 한 시간 남짓, 사실은 남을 돕는다고 하면서 내가 더 위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땡큐’라는 글씨를 넣어 앙증맞게 디자인한 초청장을 받는 순간 무척 기뻤다. 합격통지서라도 받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 느끼게 해줘서 ‘땡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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