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일곱 살 때였다. 캐나다로 가서 살아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세 살 터울 동생이랑 이야기해보더니 머리가 노랗게 변할 것이라며 가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아이들은 레고 놀이에 한창 빠져있었다. 레고 같은 예쁜 집에서 살 게 될 것이라며 설득했다. 실제로는 임대 아파트에서 십 년을 살아야 했지만.
토론토로 이주한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학교에 갔던 아이가 울상이 되어 돌아왔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말할지 몰라 참고만 있었다고 했다.
얼마 시간이 지난 후에는 방 안에서 농구공을 굴리며 자신은 장래에 여자 NBA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힙합 춤에 흠뻑 빠져들었다. 꿈이 바뀌어 이번에는 백댄서가 되겠노라고 말했다. 아이들 엄마는 피아니스트가 되라며 줄창 피아노 연습만 시켰다.
그랬던 큰아이가 사위와 함께 뉴욕에서 fellowship 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딸아이는 맨해튼의 컬럼비아 대학병원(Columbia University Hospital Irving Medical Center)에서, 사위는 시내산 병원(Mt. Sainai Hospital, 1468 Madison Ave)에서 fellow 과정을 마쳤다.
8월부터 딸은 뉴욕주립대 버펄로 병원(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Buffalo, Jacobs School of Medicine and Biomedical Sciences)의 노인과 의사 겸 조교수(Clinical Assistant Professor)로 사위는 Catholic Health 그룹의 Mount St. Mary’s Hospital에서 내분비내과 전문의(endocrinologist)로 일할 예정이다.
삶이란 결국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것, 꿈을 부여잡고 씨름하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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