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밴프 여행기 1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2. 6. 8. 00:33

 

  캐나다에 와서 만난 인연들이 많은 편이다. 한 분 한 분이 내게는 소중한 인연이다. 박창호 선배도 그중 한 분이다. 선배는 나와 띠동갑으로 열두 살이나 위이신데 늘 친구처럼 대해주신다. 함께 골프도 하고 노래도 한다. 선배는 대한항공 전산실에서 일하다 캐나다로 건너왔다. 은퇴하시기 전까지 항공기 부품회사에서 일하셨다.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며 조용조용 말씀하신다. 선배와 사귐을 가지면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본 적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높은 지위에 올랐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하는 사람들보다는 평범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매너가 좋은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선배도 내가 존경하는 분 들 중 한 분이시다. 선배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최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은 알프스 등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앨버타 주의 밴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5년 전의 일이다. 아버님 어머님께서 큰아들이 사는 토론토를 다녀가셨다. 부모님을 모시고 이곳저곳을 다니던 중 하루는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들아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캐나다에 가면 로키는 꼭 한번 다녀오라고들 하더라. 로키를 다녀오는 건 어떻겠니?” 나는 아버님의 그 말씀을 듣고 적잖이 당황하였다. 토론토에서 캐네디언 로키가 있는 밴프로 가자면 미리 계획을 하고 비행기, 호텔, 렌터카를 예약해야 하는데 시간도 넉넉지 않았을뿐더러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아버님께서는 자동차로도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셨던 모양이었다. 나는 아버님께 그런 상황을 찬찬히 설명해 드린 후 다음에 꼭 아버님 어머님을 모시고 밴프를 여행하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그렇게 말씀드린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아버님은 세상을 떠나셨다.     

 

 큰아이 내외가 일주일 휴가를 내었다고 알려준 후 일주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자고 마음먹었다. 친구가 있는 프라하를 다녀올까 바르셀로나를 다녀올까 저울질하다 앨버타주 밴프로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기쁨이 컸다. 아내는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자신이 본 여행지의 유튜브 영상을 함께 보자며 추천해 주기도 하였다. 당초 여행 기간을 5 31일부터 6 6일까지로 잡았고 비행기표를 구입한 후 6 4일 토요일에 토론토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변경하여 다시 구입했다. 변경 비용이나 비행기 표 구입비용이 거의 같았다.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하는 저가 항공이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보낸 4 5일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겨둔다. 훗날 다시 보면서 당시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리조트 방에서 창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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