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우리는 이렇게 익어가고(음식평론가 황광해)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2. 12. 15. 02:17

한국기행이라는 프로를 자주 보는 편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면서 TV로 나마 고국의 산하와 자연을 보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소개되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과수원에서 뛰어놀던 추억과 강변에서 동무들과 칼싸움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며칠 전(22년 12월 7일) 한국기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출연자의 익숙한 목소리에 귀를 쫑긋하였다. 그 이는 음식평론가였는데 얼핏 보기에 무척 나이 들어 보였다. 함께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아내는 자신이 반주자로 섬기던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과 닮았고 목소리도 비슷하다며 재미있어했다.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은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18년 선배이신데 지금은 80대 중반의 어르신이시다.
시청하다 보니 자막에 음식평론가 황광해라는 글씨가 나온다. 고등학교 시절 함께 학교를 다녔던 광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한편 마음속으로는 ‘필경 아닐 것이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황광해라면 무척 잘 생기고 귀티가 나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었던가’ 싶었다.
구글을 통해 찾아보니 황광해는 고등학교 동기가 맞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기자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음식평론가로 활동하는 계성학교 63회 졸업생 황광해였다. 친구도 세월을 비켜갈 수는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한편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는 친구의 모습이 사람들 눈에 비친 내 모습이겠다 싶었다.
출연자를 보면서 18년 선배 지휘자가 아닐까 싶었다는 아내의 말이 떠올라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누구든 이렇게 익어가는 걸 게다. 기회가 된다면 강원도 인제를 찾아가 친구가 소개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음식평론가 황광해
사진 출처 EBS
사진 출처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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