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황인찬
공원에 떨어져 있던 사랑의 시체를
나뭇가지로 말았는데 너무 가벼웠다
어쩌자고 사랑은 여기서 죽나
땅에 묻을 수는 없다 개나 고양이가 파헤쳐버릴 테니까
그냥 날아가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날 꿈에는
내가 두고 온 죽은 사랑이
우리 집 앞에 찾아왔다
죽은 사랑은
집 앞을 서성이다 떠나갔다
사랑해, 그런 말을 들으면 책임을 내게 미루는 것 같고
사랑하라, 그런 말은 그저 무책임한데
이런 시에선 시체가
간데온데없이 사라져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다음 날 공원에 다시 가보면
사랑의 시체가 두 눈을 뜨고 움직이고 있다
사랑은 서로 오갈 수 있는 완전한 통행이면 좋겠지만, 다수의 사랑은 ‘일방통행’입니다. 마치 강물이 위에서 아래로, 바뀜이 없이 단 한쪽으로만 흐르는 것처럼. 강물이 오른쪽과 왼쪽을 바꾸어 가며, 양쪽 모두로 흐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강물이 그렇게 흐를 수 있다면, 모든 사랑도 양쪽으로 공평하게 흐를 수 있을까요.
공평이라는 말을 생각해봅니다. 무엇이 공평일까요.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과연 사랑에 공평이 있을 수 있을까. 공평한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것은 사랑보다는 ‘자비’와 같은 다른 단어로 불려야 할 것입니다.
저는 사랑을 ‘편애’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나눠줄 사랑을 단 한 사람에게만 몰아주는 것이죠. 그러므로 사랑을 시작하는 순간, 편을 가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몰래 감췄다 전해주는 맛있는 음식처럼. 문제는 그 편애를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일 텐데요. 그는 내 편애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못마땅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미안해”라는 문장이겠죠. 차라리 미안하다는 은유적인 말은 여운이 있어서 괜찮은 편입니다. “네가 싫어”라는 돌직구를 맞아본 사람이라면, 사랑이 무서워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의 경우 청춘의 시기 제가 가장 싫어했던 말이 ‘편안한 오빠’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속에는 “미안해”가 담겨 있습니다. 편안한 오빠로만 지내고 싶다는, 분명히 선을 가르고 있는 당황스러운 말이었습니다. 더는 감정의 선을 넘어오지 말라는 선언입니다. 그래서 결혼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서른이 넘기 전 결혼을 했고, 예쁘고 귀여운 딸을 셋이나 낳아서 기르고 있습니다. 요즘은 막내딸과 사랑에 빠져 있는데요, 이제는 막내딸이 선을 정확히 긋고 있습니다. ‘편한 오빠’가 ‘편한 아빠’가 되었습니다.
[출처] (시 아침) 황인찬 시인의 시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안하다고 하더라”|작성자 시를 읽는 아침/시 쓰는 주영현.
대모데 교회에서 있은 이원희 김주애 집사님 아드님 이민재 목사 안수식에 참석했다. 예배와 안수식에 은혜가 넘쳤다. 따뜻하고 진솔하였다. 정성껏 예배를 준비한 캐나다장로교회 캐나다 동부노회와 디모데 교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컸다. 순서를 맡은 분들의 기도와 찬양, 스피치와 설교가 따뜻했고 정성이 담겨있었다. 앞으로 이민재 목사의 목회와 가정을 위해 응원하며 기도할 것이다. 호산나 찬양대 대원들이 많이 참석하여 좋았다. 예식을 마친 후 본교회에서 참여한 분들과 함께 곤지집에서 식사하면서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또한 적절하게 준비된 모임이었다.
이성주 권사께서 남편 이현진 집사와 알래스카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65세가 넘은 남편과 아내가 캠핑카로 미국 동부에서 알래스카를 여행하는 일은 흔하지 않을 일일 터이다. 지금은 알래스카 여행을 마치고 밴쿠버에 도착하여 사람들을 만나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단다. 미국 쪽으로 드라이브해서 다시 토론토로 돌아오겠다고 한다. 멋진 도전이 아닌가! 나도 곧 떠나리라.
2024년 6월 25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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