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것이 편한 인생이 있다 팬티도 양말도 런닝구도 싼 것을 걸쳐야 맘이 편한 사람들이 있다 한 번 산 운동화를 사골 고듯 신고 다니는 그런 사람들이 보석처럼 지키는 한 가지가 있다 그렇게 싼 것을 걸침으로써 그들에게 밸런스를 맞추고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소중한 무언가가 하나씩은 있다 지금 나의 남루 속에 천금같이 숨겨져 있는 것은 무엇인가 청노새 눈망울처럼 절실한 그리움의 보석은 무엔가 무엔가 말이다 어젠는 분명 긴 봄밤이었는데 오늘 잠을 깨니 단풍 이는 가을 새벽이었다 짧은 꿈속에서 조용히 흔들리던 묽은 떨림 일장춘몽 속에 나 진정 세상 모두를 사랑하였으므로 내겐 세상 하나가 반짝이는 옥빛 구슬이었다 한없이 걸어들어가는 구슬문이었다 사랑은 덧없이 싼 가을 낙엽이었으나 나 오늘도 보석 같은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