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 걷어붙이고 아부지 논 가운데로 비료를 뿌리며 들어가시네 물 댄 논에 어룽거리는 찔레꽃 무더기 속으로 아부지 솨아 쇠르르 비료를 흩으며 들어가시네 소금쟁이 앞서가며 둥그러미를 그리는 고드래미논 가운데로 아부지 찔레꽃잎 뜬 논 가운데 한가마니 쏟아진 별 거기서 자꾸 충그리고 해찰하지 말고 땅개비 개구리 고만 잡고 어여 둥둥 걷어붙이고 들어오라고 아부지 부르시네 네가 온다는 날 마음이 편치 않다 아무래도 네가 얼른 와줘야겠다 바람도 없는데 호수가 일렁이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