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 <有> 누구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은 삶이 있다는 증거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내가 있고 내 마음속에 누군가 있다면 의미 있는 삶이다. 사랑이 없다면 생명조차 없는 거다. <2004/7/4이택희> 수필·시 2004.07.20
비 내리는 퇴계로 <비 내리는 퇴계로> 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며 마시는 진한 향의 커피는 휴일 아침의 잔잔한 기쁨입니다. 재즈 리듬에 편안히 마음 싣습니다. 스타벅스 2층에서 바라보는 퇴계로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우산을 받쳐든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오갑니다. 진한 향의 커피가 가라앉은 몸과 마.. 수필·시 2004.07.20
도시의 장마비 <도시의 장마비> 주룩주록 내리는 소나기는 뜨겁게 달구어진 도시의 빌딩위로 내리어 매마른 아우성을 잠재운다. 도시는 온통 거짓으로 가득하다. 아내를 두고도 다른 여자와 남편을 두고도 다른 남자와 뒤엉키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타락도 아니다. 눈앞에 보이는 빌딩의 숲 서로를 떠밀어 내려.. 수필·시 2004.07.15
때로는 사랑이 <때로는 사랑이> 때로는 사랑이 멀쩡하던 눈을 멀게 하여 부끄러운 말과 낮 뜨거운 행동을 하게 합니다. 때로는 이기심이 마음을 사로잡아 사랑의 영혼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사랑을 하면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며 감싸 안아야 함에도 자꾸만 구속하고 얽매어 속박하려는 욕심이 불 일듯 합니다... 수필·시 2004.07.09
접시꽃 <접시꽃> 시집 올 때 분 바르고 머리 단장한 예쁜 우리 엄마 닮은 접시꽃. 화장 내 나는 손수건으로 뾰송뾰송 콧등에 땀 닦아내던 젊은 시절 엄마 닮은 수수한 접시꽃. 하얀 피부 고운 손 아담한 멋쟁이 신식 우리 엄마. 손잡고 따라 나서던 유치원길 시장길에 무심히 서있던 하양 분홍 빠-알강. 젊.. 수필·시 2004.06.22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그냥 오세요 길 따라 오세요 마음의 등불 지펴 길 밝혀 두리니. 오세요 가진 것 다 버리고 마음만으로 오세요. 몸만으로 오세요. 와서 편안한 쉼 가지세요. 세파에 시달린 영혼 씻고 가세요. <20046/20 이택희>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낀 부슬비 내리는 산을 오르며, 산이 부르는 소.. 수필·시 2004.06.22
씨부럴 세상 <씨부럴 세상> 한때는 장래가 촉망되는 사원이었어. 남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도 있었고 큰 성과로 사람들을 놀라게도 했지. 하지만 비굴하게 손을 비비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은 하지 않았어. 사람들은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남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지. 남이 잘되면 시기하고 남이 잘.. 수필·시 2004.06.21
젖은 아침 산길 콸-콸-콸 하이얀 물보라 일으키며 흘러내리는 계곡 물 옆으로 길게 이어긴 가파른 오솔길 비스듬이 서있는 나무 가지로 뛰엄 뛰엄 걸린 연등 크고 작은 바위 사이 누우런 흙은 마른입술 추긴 듯 생기가 돌고 비에 젖은 나무뿌리 풀뿌리 깊고 그윽한 산 내음 수북한 낙엽 더미로 비 내리는 소리 뚝뚝뚝 .. 수필·시 2004.06.20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비오는 날은 충무로 뒷골목 허름한 횟집 어항 속의 물고기가 더 처량해 보인다. 건물 앞에 놓인 가마솥 화분에 핀 패랭이 꽃이 답답한 가슴을 쓸어 내리며 풋풋한 향을 내 뱉는다. 비오는 날은 비릿한 풀잎 냄새 나는 무덤덤한 차 한잔으로 허접한 마음을 달래어 본다. <2004/6/17 비 내.. 수필·시 2004.06.17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은> 전철을 타고 달려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 비행기 좌석에 앉아 하늘을 날아 오르며 붉게 떠있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생각에 가슴 벅차 하는 것 높은 하늘에서 커피 향을 즐기며 하루를 설계하는 것 <4월 22일 비행기 안에서 이택희> 수필·시 200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