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330

데릴(Darryl)과 코닐리아(Cornelia)

사람들은 은퇴를 손꼽아 기다린다. 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여행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며 여유롭게 살 것을 꿈꾼다. 보람 있는 일도 찾아서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데릴 목사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에 있는 세인트 존스 스나이더( St. John’s Snyder) 루터란 교회에서 26년간 담임 목사로 섬겼다. 은퇴를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두 자녀도 가정을 이루어 잘 살고 있어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포트 이리의 프로스팩트 포인트 로드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두 부부가 살기에 적당했다. 직접 구운 빵과 케이크를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즐겨하였고 크고 작은 자선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 주었다. 은퇴를 하면 늘 해오던 봉사활동도 더 자유롭게 하고 이곳저곳 여행도 하면..

미셀러니 2022.09.04

목회자 장로 친선 골프

골프 시즌이다. 팬데믹 기간동안 열리지 못했던 은퇴장로, 협동장로, 시무장로 목회자 친선 골프 대회가 8월 첫째주 월요일 실버 레이크 골프장에서 열렸다. 참가자 중에는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도 여러분 계셨다. 아이들 같이 좋아하시니 덩달아 신이났다. 라운딩 후 방켓홀에서 쓰리 코스 식사와 여흥... 이렇듯 함께 하는 시간이 있어 좋기만 하다.

미셀러니 2022.08.23

회사 골프

65세가 되기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건 축복 아닐까. 세미 리타이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라이선스를 유지하며 가끔 나갈 수 있고 회사가 있어 좋다. 도울 수 있는 고객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여름의 한가운데 직장에서 골프대회가 있었다. 그린피와 점심은 회사가 제공했다. 토론토 인근 실버 레이크 골프장은 내가 속한 회사의 조준상 사장님과 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잘 관리되고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최상급 골프장 중 하나다. 스완 김, 테리 정, 캐빈 김 등 젊은 친구들과 함께 라운딩을 했다 캐빈은 24세의 청년. 스윙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했다. 프로 선수들의 스윙을 보는 듯하였다. 테리 정의 스윙 자세도 배울만 했다. 드라이버 거리들이 정말 길었다. 스완 김도 자주 골..

미셀러니 2022.08.21

써야 할 이유

한 할머니 앞에서 말을 잃었다. 블면 날아갈 듯 가벼운 할머니 품에 얼굴을 묻고 어깨만 들썩였다. 육십 된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셨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아들 마저 세상을 떠난 게 엊그제였다.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부둥켜 안고 눈물만 흘렸다. 육십도 채 안된 아들 호는 모친에게 아프다는 소리도 하지 못했다. 연로하신 어머님께서 충격을 받으실까 노심초사하며 홀로 병과 싸웠다. 수척한 얼굴로 환자를 돌보며 곧 병원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뭇 사람의 병은 고쳐 주었지만 정작 자신의 몸은 치료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자랑스런 아들. 말을 못하고 어깨만 들썩거리던 내게 할머니는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내가 자네 글을 읽고 용기를 얻곤 한다네. 얼마 전에..

미셀러니 2022.08.18

밴프 여행기 9

95년 2월 가족이 캐나다에 정착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아내는 피아노 출장 레슨을 시작했다. 아내가 가르치던 제자의 부모님이 여행사를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아내는 나에게 제자의 아버지를 만나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회사를 설립하는 일에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지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성 모 사장을 만나게 되었다. 성 사장께서는 토론토에서 현지 여행사를 오픈하기 위해 가이드 할 사람들을 모집하고 그들을 교육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여행사에 조인하여 함께 일하자는 제안도 했다. 여행사에 조인해 달라는 제안은 거절하였다. 하지만 가이드 모집과 교육은 도와드리기로 약속했다. 30명 가량의 가이드 후보 요원들을 모집하고 교육하는 일을 수 주간에 걸쳐서 했다. ..

미셀러니 2022.06.09

밴프 여행기 8

이웃에 사시는 양 장로님께서 안부 전화를 해왔다. 휴가를 내어 아내와 밴프를 여행 중이라고 했더니 재스퍼는 다녀왔느냐고 물으신다. 일정이 짧아 이번 여행계획에는 넣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다. 언제 돌아오느냐고 다시 물으신다. 하루 더 머물고 토요일 아침 토론토로 출발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일(3일) 꼭 시간을 내어 93번 도로를 타고 재스퍼를 다녀오라고 강권하신다. 93번 도로는 겨울 동안 닫았다가 5월이 되어서야 연다면서 얼마 전부터 통행이 가능해졌다는 것이었다. 안 가면 정말 후회할 거라는 말씀이시다. 장로님 사모님께서는 아내에게 일곱 차례나 메시지를 보내며 93번 도로와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는 꼭 다녀오라고 하신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한번 다녀오고 싶었었다. 하지만 4박 5..

미셀러니 2022.06.09

밴프 여행기 7

아내는 여행을 앞두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 터널 마운틴이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 묵게 될 호텔도 터널 마운틴 중턱에 있다고 했고 호텔에 묵으면서 동네 뒷산 오르듯 터널 마운틴을 등반해도 된다고도 했다.(사실은 가볍게 오를 정도의 산이 아니었다) 산으로 난 도로를 따라 운전하고 가다 등반길 입구를 지나치기도 하였다. 토론토로 떠나기 전날인 6월 3일 아침 정말 산책하는 기분으로 산 정상을 향했다. 가파른 길일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지그재그로 등반로를 닦아 놓아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 정상을 그냥 내어주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헐떡거리는 숨을 골라야 했다. 한 시간 가량이나 올랐을까 아래로 밴프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건너편 설퍼산과 페어몬트 밴프 ..

미셀러니 2022.06.09

밴프 여행기 6

존스턴 계곡으로 향했다.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를 달리다 보우 벨리 파크웨이로 들어섰다. 두 줄로 늘어선 나무들과 파란 하늘이 인상적인 길. 차들이 없어 한적한 길을 달렸다. 존스턴 계곡 입구에 차를 세운 후 로어 폴을 거쳐 어퍼 폴까지 2km가량을 걸었다. 계곡은 명성과는 다르게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듯했다. 하지만 급류와 어우러진 자연경관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저녁 식사는 스테이크 하우스 Saltlik Banff에서. (2022년 6월 2일)

미셀러니 2022.06.09

밴프 여행기 5

레이크 루이스 주변 산책을 마치고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예약하지 않았는데도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로비며 식당이 고급스럽고 편안했다. 실내와 테라스 테이블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아내와 나는 테라스 자리를 선택했다. 스테이크와 해산물 요리, 스테이크에 곁들인 와인이 잘 어울렸다. 눈앞에 펼쳐진 루이스 호수의 장관을 바라보며 먹는 한 끼의 식사는 내 생애 최고의 식사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아내와 함께 식사를 즐겼다. 디저트 케이크 역시 레몬과 블루베리가 어우러져 향과 디스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세 시간에 가까운 식사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린 듯했다. 도착할 때는 흐린 날씨였으나 오후가 되자 날이 갰다. 맑게 개인 하늘과 ..

미셀러니 2022.06.09

밴프 여행기 4

레이크 루이스로 향했다. 6월에 접어들었음에도 루이스 호수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얼음으로 뒤덮여 있지 않았다면 호수는 에메랄드빛을 띠고 하늘과 맞닿아 있었으리라. 사진으로만 바라보던 루이스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계곡 사이에 위치한 호수를 바라보니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숨이 멎는 듯하였다. 루이스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길은 평탄한 길이었다. 녹고 있는 눈 때문에 가끔은 질퍽한 땅을 만나기도 했다. 아직 녹지 않은 눈이 길에 쌓여있어 미끄럽기도 했다. 호수가 끝나는 지점에서 산 중턱을 넘어 먼 산을 바라보았다. 마침 하늘이 맑게 개어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 흰 눈이 인상적이었다. 눈사태가 생길 때 나는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눈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미셀러니 2022.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