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322

운동 절제 맑은 정신

아침에 봉두완 씨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1934년 생인 봉두완 씨는 어머님과 동갑이시다.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해온 비결로 “하나님의 은총과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 거리낌 없이 해가면서 마음을 편하게 가진 덕분”이라고 했다. 5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봉사와 사랑을 실천해온 ‘나눔 인생’이 건강한 삶의 원천으로 보였다고 인터뷰를 진행한 이(문화일보 박현수 기자)가 전했다. 이어 91세인 금진호 씨의 이야기도 읽었다. 전성기 시절 모습 그대로 깔끔한 외모와 따뜻한 인상의 금진호 씨는 건강비결을 “꾸준한 운동과 절제 있는 생활, 맑은 정신’을 들었다고 했다. 골프는 ‘에이지 슈터(age shooter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나이보다 적게 치는 타수)를 했을 정도로 수준급인데 한 달에 4~6회 필..

미셀러니 2022.12.16

우리는 이렇게 익어가고(음식평론가 황광해)

한국기행이라는 프로를 자주 보는 편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면서 TV로 나마 고국의 산하와 자연을 보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소개되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과수원에서 뛰어놀던 추억과 강변에서 동무들과 칼싸움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며칠 전(22년 12월 7일) 한국기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출연자의 익숙한 목소리에 귀를 쫑긋하였다. 그 이는 음식평론가였는데 얼핏 보기에 무척 나이 들어 보였다. 함께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아내는 자신이 반주자로 섬기던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과 닮았고 목소리도 비슷하다며 재미있어했다.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은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18년 선배이신데 지금은 80대 중반의 어르신..

미셀러니 2022.12.15

목회자 장로 송년 모임

목회자 장로 부부 모임을 가졌다. 본 한인교회에서 장립 받고 시무하다 은퇴하신 은퇴장로와 목회자 그리고 시무장로의 모임인데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년에 한 번씩 모인다. 2019년 이후 팬데믹으로 인하여 만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얼굴을 뵈니 무척이나 반갑고 기뻤다. 하지만 몇 분 장로님과 권사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병환으로 참석하지 못하신 분도 계시고 세상을 떠나신 분도 계신다. 기력이 쇠하여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정신이 맑고 깨끗하여 교회와 세상을 위해 늘 기도하며 기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예쁘게 차려입은 권사님들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미셀러니 2022.12.13

어떤 약속

이십팔 년 전 그러니까 1994년 어느 겨울의 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토론토에서 얼마 동안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아내는 당연히 따라나서겠다고 일치감치 동의를 해주었지만 아이들이 문제였다. 두 딸은 당시 일곱 살과 네 살이었다. 아이들에게 우리 가족이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해서 살아볼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다. 큰아이가 동생과 의논해 보고 이야기해주겠다고 했다. 하루가 지난 후 큰아이는 동생과 의논해 보았는데 가지 않겠다고 자신들의 결정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유는 캐나다에 가면 머리카락이 노랗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침 아이들은 레고 놀이에 푹 빠져있었다. 크리스마스에 레고로 만든 인형의 집을 선물하기도 했다. 아내와 나는 이사를 해도 머리카락이..

미셀러니 2022.12.09

어느 간호사 아버지와의 대화/박소진

“간호사 몇 년 차예요?” 재직 중인 병원에서 근무한 첫날. 중년 남성 환자가 내게 물었다. “6년 차예. 왜요?” 불편한 기색을 살짝 묻혀 대답했다. “처음 오신 분인 것 같아서요. 선배들이 잘해줘요? 여기도 태움 같은 거 있어요?” “아뇨. 다 잘해주세요.” 이런 짓궂은 질문은 병원을 옮길 때마다 듣는군, 속으로 생각하며 대답을 짧게 했다. “내 딸아이도 간호사인데 선생님이랑 나이가 비슷할 것 같아서요. 처음에는 큰 병원에서 일했는데 맨날 울면서 다니더니 얼마 못 가 그만두더라고요. 그렇게 힘든가요?” 좀 더 대화해보니 그저 딸의 힘듦을 이해하고 싶은 아버지로서 한 질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내 마음은 누그러졌고 일면식도 없는 간호사에게 동료애마저 느꼈다. 나 또한 같은 경험이 있기에 딸이 얼마나 ..

미셀러니 2022.12.08

사랑하는 어머님

사랑하는 어머님, 지혜는 이사 잘 마쳤습니다. 캐나다의 포트 이리에서 미국의 버펄로로 이사했지요.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옮겨 갔지만 살던 곳애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입니다. 학군을 비롯한 주거환경이 좋아 버펄로에서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태호(사위)와 지혜가 매일 국경을 건너 출퇴근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국경을 건너지 않아도 되니 잘된 일이지요. 30대 중반의 부부가 살기에는 집이 좀 큰 편이나 두 사람의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면 적절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포장이사를 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짐을 싸고 트럭을 빌려 이사했는데 수고는 하였지만 경비를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사하기 전날인 금요일에 가서 짐을 싸는 것과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지요. 화요일에..

미셀러니 2022.12.02

폭설

지난주까지만 해도 영상 18도까지 올라갔던 기온이 뚝떨어지고 사방에 눈이 쌓였다. 포트 이리와 버펄로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어제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주말까지 1미터에 이를 것이라고도 예고하고 있다. 버펄로는 2014년 11월 강력한 한파와 함께 24시간도 되지 않는 기간에 1.5 미터의 눈이 내려 일주일 가량 도시기능이 마비된 적이 있었다. 기상청은 그때에 견줄만한 폭설이 될 수도 있을 것임을 경고한다. 지구촌의 기후가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 한 마을을 통째로 날려 버리는 강풍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리는 폭우, 오십 도에 가까운 폭염, 맥없이 무너져 내리는 빙하… 우리 모두가 기후와 환경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해야 할 때다.

미셀러니 2022.11.18

국화 화분을 정리하며

가을엔 국화가 제격이다. 은은한 향을 풍기며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는 국화는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과 함께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핼러윈 데이가 지나가고 낙엽이 대지 위에 쌓여갈 때쯤이면 국화도 이미 절정을 지나 시들기 시작한다. 바람에 쓸려 다니던 낙엽마저 자취를 감추고 눈발이 날리면 국화도 떠나갈 채비를 한다. 대지가 꽁꽁 얼어붙고 흰 눈이 내려 설국을 이룰 때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떠나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미련 없이 떠나는 것들... - 강단을 장식했던 국화 화분을 정리하며 -

미셀러니 2022.11.16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용감히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느긋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그리고 더 바보처럼 살리라.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다니고 더 많은 산을 오르고, 더 많은 강을 헤엄치리라. 아이스크림은 더 많이 그리고 콩은 더 조금 먹으리라. 어쩌면 실제로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거리를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나는 매 순간을 매일을 좀 더 뜻깊고 사려 깊게 사는 사람이 되리라. 아,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마주했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런 순간들을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순간을 살되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 먼 나날만 바라보는 대신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비옷, 우산, 그..

미셀러니 2022.11.16

친 환경 비누 만들기

본한인교회 환경위원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비누 만들기 위크샵이 11월 12일 토요일 아가페 센터에서 열렸다.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참가자를 24명으로 제한하여 신청을 받았다. 일치감치 신청이 마감되었고 성황리에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환경위원회 박미경 팀장의 지도로 시작된 워크숍은 두 시간 동안 가량 계속되었는데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친환경 비누와 세제 만들기의 필요성에 대해 들었고 공감했다. 지구를 아름답게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에 기쁨으로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밝았다. 세제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어린아이들처럼 재미있어하기도 했다. 실습은 다섯 개 조로 나누어져 진행되었는데 자신들이 만든 비누와 세제는 각자가 집으로 가져가 사용하도록 하였다.

미셀러니 202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