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330

밴프 여행기 2

캘거리에 도착하여 예약해둔 자동차를 픽업했다. 배정된 지프는 운전석이 높아 편안한 느낌이다. 소형차보다는 더 안정적이다. 공항에서 밴프로 이동 중 캔모어에 들러 햄버거와 오렌지주스로 시장기를 달래다. 더글러스 퍼 리조트에 체크인한 후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리 넓지 않은 밴프 중심가는 아담하고 소박하다. 보우 강 주변을 거닐다. 오십은 족히 넘어 보이는 딸이 나이 든 엄마의 휠체어를 몰고 천천히 강을 따라 걷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와 생애 마지막 여행을 함께 하는 건 아닐까.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 큰아들 내외가 사는 토론토에 단 한 번 오신 적이 있으셨다. 한 달가량 지내시며 토론토 인근을 돌아보셨고 이박 삼일 뉴욕을 함께 여행했다. 마침 가을의 절정이라 단풍이 무척..

미셀러니 2022.06.08

밴프 여행기 1

캐나다에 와서 만난 인연들이 많은 편이다. 한 분 한 분이 내게는 소중한 인연이다. 박창호 선배도 그중 한 분이다. 선배는 나와 띠동갑으로 열두 살이나 위이신데 늘 친구처럼 대해주신다. 함께 골프도 하고 노래도 한다. 선배는 대한항공 전산실에서 일하다 캐나다로 건너왔다. 은퇴하시기 전까지 항공기 부품회사에서 일하셨다.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며 조용조용 말씀하신다. 선배와 사귐을 가지면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을 본 적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높은 지위에 올랐다거나 돈이 많다거나 하는 사람들보다는 평범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며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매너가 좋은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선배도 내가 존경하는 분 들 중 한 분..

미셀러니 2022.06.08

언어 습관

“아빠 조커(joker)라는 영화 보셨어요? 안 보셨으면 한 번 보세요. 심리학을 공부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만한 내용이 있어 아빠도 좋아하실 거예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토론토에 왔다가 폭설로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하루 더 토론토에 머무르게 된 딸아이가 해준 이야기였다. 토론토에서 매주 화요일은 대부분의 영화관이 할인 혜택을 준다. 전날 내린 폭설로 곳곳에 눈이 쌓인 이런 날에는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성싶다. 영화의 내용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주인공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역)이 광대 일을 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일을 하던 아서는 폭행을 당하게 되고, 동료 랜들은 아서에게 권총을 선물한다. 아서가 아동병원에서 총을 가지..

미셀러니 2022.04.13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선태 원장은 그의 저서 '*인생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의 머리말에 아래와 같이 썼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신비하고 웅장한 소리를 내면서 밤낮으로 쉬지 않고 떨어진다. 폭포 그 자체가 잠시도 쉬지 않는 생명체이다. 사람도 밤낮으로 신비한 감격을 선사하며 선하게 생각하고, 선하게 살 수는 없을까?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쏟아져 내리는 그 물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나 고이지 않고 쉼 없이 흘러간다. 사람도 변함없는 믿음과 신념과 마음으로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살 수 없을까? 나아아가라 폭포의 존재는 놀랍다. 떨어지는 물만 보아도 기쁨과 힘이 절로 흘러넘친다. 사람도 보면 볼수록 이웃에게 기쁨을 주고 힘이 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까? 나이아가라 폭포는 낮에 보나 밤에 보나 그 모습이 아름답다. 사람 역시 언제 ..

미셀러니 2022.03.04

종기

매일 하던 샤워를 일주일째 못하고 있다. 등에 난 종기를 치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곪은 곳을 째서 고름을 짜내고 헝겊을 집어넣어 피와 고름을 빼내고 있다. 종기가 난 곳이 등 쪽이어서 볼 수 없으니 짐작할 따름이다. 이 년 전 등에 여드름이 났었다. 짜내는 과정에서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여 안쪽에서 곪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아내에게 등에 난 여드름을 짜 달라고 부탁했다. 아내는 잠시 해보더니 속 간지러워 못하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번만 더 힘써보면 뿌리가 뽑힐 것이니 수고해 달라는 간청을 애써 못 들은 척했다. 몇 달 전부터 조금씩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구슬만큼 커졌다. 셔츠를 입으면 도드라져 보일 정도가 되었다. 이 주일 전쯤부터는 부풀어 오른 곳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붉게 변했다. 안..

미셀러니 2022.03.04

이어령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어령 선생님 고맙습니다. 하나님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 사랑하는 따님 이민아 목사님과 감격의 포옹을 하실 선생님 모습을 그려봅니다. 선생님을 추모하며 중앙일보에 실린 평론가 김주연 님께서 쓰신 글과 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이인화 소설가의 글을 올려놓습니다. 이어령, 그는 문화의 자부심이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문화라는 영역에 영예를 입혀준, 말의 정확한 뜻에서, 과감한 크리에이터였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내가 아는 진정한 진보주의자였다. ‘진보’라는 말이 정치적으로 다소 폭넓게 쓰이는 것 같은데, 이어령이야말로 참다운 진보 그 자체였다. 그는 매일 새로운 말을 한다. 이미 있는 말도 그 의미를 뒤집고 작은 한 조각의 말마디에서 거대한 해석을 이끌어낸다. 그의 문화는 그렇게 진보적 형성을 이루어 가면서..

미셀러니 2022.03.02

가,만,이 정신

일단 행동하라는 가르침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매킨지의 경영전략연구가인 리처드 파스케일은 “성인은 생각을 통해서 새로운 행동방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서 새로운 사고방식을 얻는다.”라고 했습니다. 허미나아 아이바라 교수는 ‘아웃사이트’에서 행동으로 이어진 외적 통찰력에서 배우라고 강조합니다. 과도한 계획보다는 행동이 먼저라는 말입니다. 엔서니 라빈스가 쓴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보면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첫째는 행동했을 때 얻는 행복과 성취감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일치할 때입니다. 둘째는 행동하지 않았을 때 오는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입니다. 세상에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입니다. 가장 편한 사람은 진솔한 사람입..

미셀러니 2022.02.18

Memento mori

김경배 장로님 큰사위 Trent McLeod의 장례식(*Jardine Funeral Home)에 다녀왔다. 트랜트는 뇌출혈로 쓰러져 사 개월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상에 있었고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 장로님의 큰딸 소진은 결혼 전 캘거리에서 직장을 잡아 일했다. 그곳에서 스코틀랜드 계통의 캐나다인인 트랜트를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다. 네 살 된 딸 릴리(Lilly)를 두었다. 트랜트와 소진은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토론토 사리원 식당에서 축하연을 베풀었는데 나도 아내와 함께 참석하여 기쁨을 나눈 적이 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소진의 슬픈 얼굴을 바라보기가 무척 민망했다. 조용한 시골 마을 페넬론 폴즈의 캐네디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고인을 기억하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조금은 위..

미셀러니 2021.12.28

생태영성강좌 6, 2021년 11월 30일

생태적 전환=자기 포기의 삶이다. 이 일이 하나님 사랑에 대한 응답이고 예수님을 따르는 방식이다. 신앙고백적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생명의 영이신 하나님의 힘을 신뢰할 때 한 개인의 헌신을 넘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것이다. 우리 시대의 과제에 우리를 초대해주셨다. 하나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생각하면 짐이 아니고 힘이 되지 않을까.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이 신앙고백적인 응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전체이야기 중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본 교회가 어떻게 생태위기에 응답할 수 있을까요? 교회에서 일회 용품 사용자제 편리함에 익숙해서 절제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과감하게 불편을 감수하면서 나가야 한다. 1 조 1.분리수거-일반쓰레게/카보드/음식물 분리수거를 확실하게 하자..

미셀러니 202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