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322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I put my heart and soul into my work and have lost my mind in the process." -Vincent Van Gogh "Great things are done by a series of small things brought together." -Vincent Van Gogh "I feel that there is nothing more truly artistic than to love people." -Vincent Van Gogh 우리 가족이 한국을 떠나 토론토에 도착한 것은 1995년 2월이었다. 도착 후 십일쯤 지났을 때 앞으로 십 년을 살게 될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월세를 내는 아파트였다. 이사를 하면서 식탁 옆 벽 쪽으로 해바라기 그림을 걸었..

미셀러니 2023.12.18

가족 모임

둘째네 가정이 결혼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간 사진을 보내주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식구가 모두 열다섯 명이다. 서울에 있는 조카 유안네 가정과 성연, 대전에 있는 조카 상혁, 버펄로 큰 딸네 가정 태호, 지혜, 제영, 제준과 내가 함께 하지 못하였지만, 식구들이 모여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특히 사진 뒤쪽 의자에 앉으신 어머님께서 리온이를 안고 계시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만일 내가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 그림으로 그려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고 싶은 데 그럴 수가 없으니 안타까웠다. 큰아들 가정이 토론토에 있으니 어머님 슬하 자손들이 다 함께 모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지은네 가정 모국 방문을 계기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감사한 일이다. 사실 사위 형주와..

미셀러니 2023.12.16

2023년 메시아 연주

메시아 연주가 잘 끝났다. 연주에 참여한 일은 올해 잘한 일 중 하나가 될 듯하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에 참여하였으니 4개월 남짓 연습을 한 셈이다.(대부분의 대원들은 5월에 연습을 시작하였다)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연습 일정이 잘 계획되어 어려움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개인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영상을 올려준 것이 도움이 됐다. 예배개발원 황정림 장로의 공연 아이디어, 할렐루야 찬양대 총무 채재홍 집사와 지휘자 홍혜승 권사의 기획과 준비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홍혜승 권사의 남편 홍승표 집사도 함께하며 기획과 연습, 공연에 도움을 주었다. 2023년 메시아 연주는 12월 9일 토요일에 있었는데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청중이 모였다. 임마누엘 예배실을 거의 채웠으니 육백 명은 넘었을 것이다..

미셀러니 2023.12.14

폴 훈햄, The Holdovers

연말년시가 되면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다. 하나는 영화를 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신춘문예 수상 작품들을 읽는 일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텃밭 가꾸랴 골프 하랴 짬을 내기가 어렵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여유가 생긴다. 기회는 이때라는 생각으로 영화관을 찾곤 한다. 영화를 보는 일과 신춘문예 수상 작품을 읽는 일은 나름 내가 세상을 읽는 방법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를 주로 보는데, 12월에 접어들면서부터 슬슬 영화관을 찾기 시작한다. 개인적 취향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는 작품성 있는 영화 쪽이다. 영화 ‘홀드오버즈(The Holdovers)’를 보았다. 알렉산더 패인(Alexander Payne)이 감독한 영화로 197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심술궂은 역사 교..

미셀러니 2023.12.08

치매 예방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소하기, 정원 가꾸기, 뜨개질, 요리하기, 스포츠, 종교활등 등이 좋다고 한다. 이 중 세 가지를 매일 실행할 때 80% 예방이 가능하단다. 이메일 쓰기, 책이나 신문일기, 악기 배우기 등은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있으며 주 3회 이상 걸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걷기는 1회 30분 이상, 3~4 km 걸으면 좋단다. 개인적으로 하루에 만 보를 걸으려 애쓰고, 대략 한 시간은 걷는데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니 다행한 일이다. 주변에 치매로 고생하는 분들이 적지 않아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치매라고 표현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직접적이고 와 닫는 듯하여 그렇게 표현했다.

미셀러니 2023.12.01

근육맨 할아버지

‘유 퀴즈 온 더 블락’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11월 29일 방영된 유퀴즈에는 88세 근육맨 서영갑 할아버지가 출연했다. 서영갑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봉직하다 64세에 은퇴했다. 서 할아버지는 교사에서 은퇴한 64세부터 보디빌딩을 시작했는데 88세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람한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동년배 할아버지에 비해 월등히 젊어 보였다.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근육에는 나이가 없다. 서영갑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최근 나도 헬스클럽에 다시 나가기 시작하였는데 근육운동을 좀 더 진지하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면 나 역시 88세가 되었을 때 서영갑 할아버지처럼 짱짱한 몸매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할아버지는 전직 ..

미셀러니 2023.12.01

안드리스 넬손스

안드리스 넬손스가 독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과 대구에서 연주를 했다. 이 연주에 대해 평가하는 유튜브 영상(일구쌤이라는 분이 올린)을 보게 되었다. 영상을 통하여 2020년 비엔나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지휘자가 안드리스 넬손스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2020년 당시 나는 비엔나 필의 신년음악회를 보면서 지휘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다. 그런데 그가 마리스 얀손스로부터 사사한 넬손스였던 것이다. 내가 왜 넬손스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마리스 얀손스를 떠올리게 되었는지는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나의 인스팅트를 칭찬하고 싶다. 안드리스 넬손스의 스승인 마리스 얀손스의 음악을 직접 들은 건 1993년이었던 듯하다. 당시 나는 회사의 일로 암스테르담을 방문하였다. 잠시 짬..

미셀러니 2023.11.29

간절한 꿈은 현실이 된다

첼리스트 정윤호 군이 피츠버그 심포니 부수석으로 입단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줄리아드에 재학 중인데 내년 5월 졸업과 동시에 피츠버그 심포니 첼로 부수석으로 입단하게 되었단다. 윤호 군은 큰딸 결혼식에서 피아노 삼중주 첼로 파트를 담당한 바 있다. 온타리오주 롱텀 케어 장관인 스텐 조(조성훈)가 최근 주 의회에서 연설하는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스텐은 하마스의 야만적인 테러(10월 7일)에 분노하며 침묵하는 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스텐 조는 조준상 장로의 큰아들이다. 친구의 둘째 은경이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병원으로 근무처를 옮겼다. 친구 내외는 이사도 도울 겸 LA에 가 있다. 우리 자녀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정진하는 모습이 장하고 자랑스럽다.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

미셀러니 2023.10.20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팬데믹으로 인하여 4년여 정기공연을 하지 못했던 본 남성합창단이 2023년 9월 19일 토요일 드디어 12회 정기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맨 앞자리에 앉아 청중의 한 사람으로 공연을 지켜보던 나는 연주회 내내 얼굴 가득 번지는 미소를 감출 길 없었다. 무대에 선 단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단원으로 있었으면 함께 노래하며 호흡하고 있을 그 자리에 동고동락했던 형제들이 든든히 자리를 지키며 묵직한 소리를 내었다. 새로운 단원들도 여러 명 보였다. 남성들이 마음을 모아 부르는 노래가 때로는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 소리로, 때로는 휘몰아치는 폭풍우로 들려왔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였다. 감동으로 가득 찬 무대를 지켜보던 나는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내 후손과..

미셀러니 2023.09.26

아버지의 전쟁사

아버지는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던 6.25의 경험을 자주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전쟁 이야기는 실화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먼 나라 이야기로 들렸다. 어제 일처럼 느껴졌을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말씀하셨지만 철없던 자녀들은 그저 제삼자에 불과했고 열 번도 더 들었을 이야기에 지겨워만 했다. 지금은 아버님의 그 이야기가 다시 그립다. 15년 전 여행을 다녀온 후 썼던 글 한 편 올려둔다. 아버지와 함께 한 처음이자 마지막 장사해수욕장 여행이었다. 열아홉 나이에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한 젊은이는 일주일간의 짧은 훈련을 받았다. 교육을 받던 중 총기오발 사고로 죽어나가는 동료 학도병을 보면서 전장이 어떤 곳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훈련을 마친 후 북한군으로부터 노획한 총과 배낭 등 장비와 인민군복을 지급받았다. 적의 후방..

미셀러니 202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