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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초록색 껍질로 둘러싸인 과일입니다, 이 과일의 속은 우리가 자주 먹는 스시에 많이 들어갑니다. 이 과일을 나무에서 따서 며칠 두면 익기 시작하지요. 껍질이 악어 배처럼 생겼다고 해서 악어 배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과일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아보카도입니다. 숲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여 몸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 년 전 니카라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디리암바 지역을 중심으로 열흘가량 머무르며 그곳 주민들과 만남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곳 어린이들의 또렷한 눈망울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디리암바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단백질이 들어간 영양식을 제공..

겨울 숲 트레킹

아내가 겨울 트레킹을 다녀오겠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습니다. 동네 주변을 걷는 것도 힘들어 하는 사람인데 겨울 트레킹이라니 염려가 됩니다. 아내에겐 제대로 된 등산화조차 없습니다.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신경이 쓰입니다. 언젠가 신으려고 사둔 아이젠을 찾았습니다. 아내의 발에 맞기나 할런지요. 좀 헐렁하긴 했지만 급한대로 신을 수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캐나다에서 눈이 오면 신는 신발인 스노우 부츠에 아이젠을 차고 걷겠다는 아내의 용기가 가상합니다. 평소에 입던 옷을 입고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습니다. 두 시간가량 걷고 돌아온 아내는 얼굴이 환했습니다. 숲의 경치가 그만이었다며 상기된 표정었습니다. 육십세 생일을 사흘 앞두고 친구와 겨울 트레킹을 하고 돌아온 아내에게 ..

2020년 추수감사절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10월 둘째 주 월요일지만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이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이 미국보다 한 달 반이 빠르다. 미국보다 북쪽에 위치한 캐나다가 더 빨리 추워져 추수가 이르기에 그러리라 짐작해 본다. 역사적 사실을 따지고 보면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맞아 큰아이 내외의 초대를 받았다. 큰아이 내외는 캐나다의 포트 이리(Fort Erie)에 살면서 매일 아침 국경에 놓여있는 평화의 다리(peace bridge)를 건너 미국 쪽 버펄로에 가서 일한다. 10월 초 캐나다 추수감사절에 토론토 집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11월 말 미국 추수감사절에는 자신의 집으로 가족들을 초대하겠다고 하였다. 특별히 칠면조를 구워 대접하겠다고 했다. 내외는 칠면조를..

미셀러니 2020.12.03

가을빛 우정

우정은 단풍잎을 닮았다. 형형색색 어우러져 색의 향연을 펼치는 가을의 절정과도 같이 우정은 익을수록 아름답다. 단풍잎은 하나씩 놓고 보아도 좋지만,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룰 때 더욱 보기에 좋다. 좋은 친구들끼리의 만남도 이와 같으리라. 우정을 맛으로 친다면 잘 익은 김치맛일지도 모르겠다. 절묘하게 익은 김치를 꺼내 도마에 놓고 싹둑싹둑 썰어 접시에 담으면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흰쌀밥에 김치 한 점 얹어 입에 넣고 씹으면 오묘한 조화에 세상 부러울 게 없어진다. 오랜 우정은 잘 익은 김치처럼 깊은 맛을 낸다. 어쩌면 우정은 한여름 댓잎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같을지도 모르겠다. 좋은 친구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한 하늘 아래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뿌듯하다. https://..

미셀러니 2020.10.28

사랑하는 딸에게, 옹이를 생각하며

사랑하는 딸에게, 옹이를 생각하며 너는 어릴 때부터 지는 걸 싫어했어. 그래서 늘 이기곤 했었다. 너는 리더십이 있었어. 한국에서 캐나다로 터전을 옮겨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학교에서 이미 너를 따르는 그룹이 생길 정도였어. 너는 무슨 일을 하면 반드시 잘 해내고야 말았어.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했을지 모르지만, 곧 따라잡았고 시간이 지나면 늘 잘하곤 했었지 그런 능력이 너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거야. 너는 끈기가 있었어. 피아노를 칠 때 십 수년을 매일 한 시간 이상 연습한 거야. 그런 끈기가 너를 만들었지. 그리고 너는 해내고자 하면 반드시 해내. 네가 힙합 춤에 빠져 춤 연습을 할 때도 그랬어. 11학년 12학년이면 공부로 무척 바쁜 시기였지만 네가 좋아하는 춤을 놓지 않았어. 주말이면 몇 시간씩..

미셀러니 2020.10.15

호박 행복

텃밭에 심긴 호박 넝쿨 쭉쭉 뻗어갈 때 나는 행복하다 호박 넝쿨 잎 돋아나 철망 가득 덮고 노란 꽃 날마다 피워 벌들 넘나들 때 나는 행복하다 꽃 진 뒤 구슬 닮은 열매 맺히는가 싶으면 어느새 파릇한 애호박으로 자라 있을 때 나는 행복하다 동그란 호박 길쭉한 호박 따면서 즐거워하는 아내 볼 때마다 나는 행복하다 애호박 이웃에 나눠 주고 돌아오며 환하게 웃는 아내 얼굴 대할 때 나는 행복하다 땡볕에 늘어져 정신줄 놓았던 호박잎이 제 정신 차리고 생기를 되찾으면 나는 행복하다 그냥 심기만 했는데 잘 자라 행복 가득 안겨주는 호박 너 참 고맙다

수필·시 2020.08.08

언젠가 사촌 형이 말했다. 부모는 흙이 되어야 한다고. 흙에서 식물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듯이 부모는 자녀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되어야 한다고. 작은 텃밭을 가꾸어보니 알겠다. 흙이 좋지 않으면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을. 흙은 감싸 안으며 말없이 있다. 흙은 구별하지 않는다. 작물도 받아주고, 잡초도 받아주고, 꽃도 받아주고 나무도 받아준다. 흙처럼 감싸 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힘들고 지칠 때 누구라도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미셀러니 2020.07.18

Welcome Home Dr. Shin & Dr. Lee

큰아이가 일곱 살 때였다. 캐나다로 가서 살아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세 살 터울 동생이랑 이야기해보더니 머리가 노랗게 변할 것이라며 가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아이들은 레고 놀이에 한창 빠져있었다. 레고 같은 예쁜 집에서 살 게 될 것이라며 설득했다. 실제로는 임대 아파트에서 십 년을 살아야 했지만. 토론토로 이주한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학교에 갔던 아이가 울상이 되어 돌아왔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말할지 몰라 참고만 있었다고 했다. 얼마 시간이 지난 후에는 방 안에서 농구공을 굴리며 자신은 장래에 여자 NBA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힙합 춤에 흠뻑 빠져들었다. 꿈이 바뀌어 이번에는 백댄서가 되겠노라고 말했다. 아이들 엄마는 피아니스트가 되라며 줄창 피아노 연습..

미셀러니 2020.07.07

아침 산책(2020년 6월 6일)

이른 아침 집 주변 공원을 두 바퀴 돌았다. 한 번은 시계 방향으로 다른 한 번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걸으니 보고 느끼는 게 사뭇 다르다. 같은 길이라도 어느 방향으로 걷는가에 따라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달라지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시계 방향으로 걸으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반대 방향으로 걸으면서는 보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집 주변을 걷다 보면 커다란 연못을 만난다. 물가 주변으로 갈대의 키가 제법 높다. 지난해 키를 키운 갈색 쭉정이들이 허허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아래로 파릇파릇 새로운 갈대가 키를 키워간다. 묵은 갈대 키와 견주어 반쯤은 자란 듯 보인다. 묵은 갈대들이 어린 갈대들에 자리..

미셀러니 2020.06.07

Covid-19 Pandemic과 싸우고 있는 딸을 응원하며

Covid-19 Pandemic과 싸우고 있는 딸을 응원하며 딸이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며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사실이 참 자랑스럽구나. 그것도 콜롬비아 대학병원의 응급실과 Palliative Care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 딸뿐만 아니라 사위 닥터 신도 맨해튼의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과 인근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니 장하구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병원들을 언급할 때 콜롬비아 병원과 코넬 병원,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을 늘 먼저 말하곤 하더구나. 콜롬비아 병원과 코넬 병원에서는 앞으로 환자들이 이렇게 늘어날 수 있다더라, 병상이 이렇게 부족할 것이라더라 등으로 말이다. CNN에서 Covid-19에 관하여 뉴스를 내보낼 때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모습을 자주 비추어..

미셀러니 202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