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국/허은규, 묵사발/한소, 고구마/한소 복국 허은규 복국 식당 앞에서는 가끔 복(卜)집, 점집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용한 점집의 무당처럼 식당 안에 돗자리를 깐 복어가 사람들의 막히고 엉킨 속을 상담하고 있다. 신 내린 무당인양 제 살점을 휘휘 풀어 국탕 속에서 한바탕 살풀이굿을 하고 있다. 복국집 간판에 그려진 .. 미셀러니 2018.12.29
2018년 성탄절 뉴욕 2 이곳저곳 맛집을 기웃거리는 건 여행지에서의 즐거움 중 하나다. 따뜻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한잔의 와인과 함께 즐기는 식사는 어쩌면 여행의 목적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웨이터나 웨이트리스의 도움을 받아 음식을 주문하고 그 맛과 분위기에 취해보는 건 용감하게 여행을 떠나는 자.. 미셀러니 2018.12.27
2018년 성탄절 뉴욕 딸아이가 다녀가라고 수차례 초청을 하였으나 응할 수 없었다. 여름에는 여름대로 바빴고 가을엔 가을대로 짬을 내기가 어려웠다.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대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아내는 수시로 배추김치며 깻잎 김치를 담가 따로 담아두었다. 시간이 나면 가져다주겠다는 심산이었.. 미셀러니 2018.12.26
아버지 품 젊은 아빠가 두세 살로 보이는 여자 아기를 커다란 수건(파란색 bath towel)으로 감싸 안고 어른다. 풀장 난간에 서서 물로 던지는 시늉을 반복한다. 어이차 어이차~ 아이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아빠와 눈을 맞추며 까르르 웃는다. 원심력에 의해 아니면 실수로 아빠의 팔에서 빠져 나가 물속.. 미셀러니 2018.12.10
그늘 <그늘> 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키를 키우고 가지를 넓게 뻗는다 봄이면 싹을 피우고 그늘을 만들어 쉴 자리를 내어준다 나이테를 늘여갈수록 조금씩 가지를 뻗어 쉴 수 있는 그늘을 내고 싶다 동네 입구 느티나무 근처에는 못 가더라도 카리브 해변 야자수 정도는 되었으면 밴댕이 .. 수필·시 2018.12.08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삶을 보고 들수 있었던 것은 나로서는 큰 배움이었다. 그의 인품과 습관을 배우고 닮고 싶다. 어제(2019년 12월 5일) 장례식에서 있었던 조사들을 모아 올려둔다. Presidential biographer Jon Meacham delivered a eulogy at George H.W. Bush funeral Wednesday, telling stories about the 41st U.S. pres.. 미셀러니 2018.12.06
거기 아무도 없나요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저기요 저 좀 봐주세요 거기 문 열고 나가시는 분 제발 제게로 좀 다가와 주세요 예전엔 누구나 예쁘다고 한마디씩 하셨잖아요 엊그제 일인데 잊어버리셨나요 이토록 매몰차게 외면하실 수 있으세요 걸레질 하시는 분 저 좀 봐주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언니 오.. 수필·시 2018.11.29
제자리/오흥권 본 남성합창단에서 함께 노래하는 젊은 대원의 대장에 암세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닷새 전 10월 25일에 매킨지 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하였다. 잘 끝난 줄로 알았는데 며칠 사이에 큰 아픔이 있었단다. 수술 시 배변 주머니를 차지않게 하려고 장과 .. 미셀러니 2018.10.30
불혹의 추석(천상병) <불혹의 추석/천상병>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 미셀러니 2018.10.06
어머니의 추석(이효녕) 2018년 추석날 본 남성합창단 총무이신 조종현 안수집사님께서 이효녕 시인의 시 ‘어머니의 추석’을 카카오톡에 올렸다. 그냥 있기가 뭐해서 간단한 답시 하나 적어 올렸다. <어머니의 추석 / 이효녕> 돌아가는 세월 앞에 높이 떠서 웃음 내미는 한가위 둥근 보름달 가을의 들판은 .. 미셀러니 2018.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