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나무 잎을 다 떨어뜨린 어느 날이었어 비가 오는 듯싶더니 차가운 바람이 부네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어 나도 예외는 아냐 차가운 물체가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아 아프고 쓰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수정나무가 되었다고 좋아해 새들도 오지 않는 외로운 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무거워 견딜 수가.. 수필·시 2013.12.27
사랑을 삼키다 그놈 참 볼수록 신기하게도 생겼다. 길게 난 수염은 몸통 길이만 하고 양쪽 손에 들린 집게는 공포영화에서 본 가위손 인간만큼이나 무시무시하다. 힘센 집게에 집히면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겠다. 신기하게도 한쪽 집게에는 이빨이 있다. 이빨이 집게손가락에 달려있다니. 잔 발은 또 왜.. 수필·시 2013.12.23
나는 다시 꿈을 꾼다 ‘두 소년이 해변에서 놀다 지쳐 모래밭에서 잠이 들었다. 그중 한 소년이 미지의 섬에서 어느 부자 노인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 노인의 정원에는 동백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고 한 동백나무 밑에는 황금이 가득한 단지가 묻혀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소년은 곧바로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 수필·시 2013.12.17
한밤중의 소동 전날 먹은 연어회(smoked salmon) 때문이었을까. 온몸이 간지러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심해졌다. 반점이 솟아나더니 손으로 문지르기만 해도 붉게 부어오른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엉덩이는 물론 팔과 다리 심지어 손바닥까지 간지러워 견딜 수가 없다. 친구 아버님은 오십 대에 회를 .. 수필·시 2013.12.13
유년(幼年)의 기억 강물은 은빛으로 출렁였다.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파리 모양의 미끼로 대낚시를 흔들면 피라미들이 올라왔다. 수정같이 맑은 강물 아래 반들거리는 조약돌이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아버지는 친구들과 고기를 잡으며 내게 눈길을 떼지 않으셨다. 흘러가는 물소리, 멀리 보이는 .. 수필·시 2013.11.29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 소통 능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어울려 살아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지요. 잘 어울리려면 상대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거나 자기 주장만 옳다고 우길 때 사람들은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배려해주고 인정해줄 때 사람들 또한 나를 좋아하고 따르기 마.. 수필·시 2013.11.27
안녕하십니까 한국 분이시지요? 헬스클럽에 들렀다. 아침 여섯 시이니 비교적 빠른 시간이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늘 하는 대로 삼십 분 자전거타기를 하기로 했다. 자리에 앉으려 하니 옆에 동양인 어르신이 앉아 계신다. 65세는 족히 되어 보인다. 한국 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괜히 말을.. 수필·시 2013.11.22
김홍준 선배님 고맙습니다 1995년에 토론토에서 한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선배님은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운영하다 93년 11월 아내와 세 딸을 데리고 캐나다에 이민을 오셨습니다. 당시 영 스트리트와 핀치 인근에 제법 큰 공간을 임대하여 컴퓨터 교육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스틸과 베더스트 유대인 동.. 수필·시 2013.11.13
감사일기 쓰기 감사일기 쓰기 이택희 어르신들께 글쓰기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다. 지난봄 문학적 글쓰기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는지라 이번에는 다른 내용으로 말씀을 드리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무슨 말씀을 드릴까 생각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지난 몇 년간의 삶을 반추해 보았다. 삼사 년 전.. 수필·시 2013.11.07
특별한 나만의 무엇 사랑하는 딸아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깊이 빠져있는 무엇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존중하고 인정하지 않을까 싶어. 특별한 나만의 무엇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부러워하고 인정하는 듯해. 아빠와 친하게 지내는 분 중에 김세정(가명)이란 분이 계셔. 오랫동안 토론토 대학 교수로 .. 수필·시 201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