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가 품은 진주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혹 쉬운 일이 있다고 하면 하찮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크고 가치 있는 일일수록 진액을 요구하게 마련일 터. 피 같은 땀방울과 절절한 눈물이 진주와 같은 빛나는 보석을 만드는 것일 게다. 생명을 걸만한 가치를 지니는 일은 언제나 진한 눈물을 담보하기 마련일 테니까. 큰 아이가 식탁에서 눈물을 뚝뚝 흘린다. 서른에 가까워지는 나이에 아직도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전날 저녁엔 세 살 아래 여동생에게 자신보다 먼저 결혼해도 좋겠다는 의견을 말해 주었단다. 빈말이라도 언니가 먼저 결혼해야 한다고,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더라면 좋았으련만 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던 모양이다. 동생이 먼저 결혼해도 좋다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