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221

조개가 품은 진주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혹 쉬운 일이 있다고 하면 하찮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크고 가치 있는 일일수록 진액을 요구하게 마련일 터. 피 같은 땀방울과 절절한 눈물이 진주와 같은 빛나는 보석을 만드는 것일 게다. 생명을 걸만한 가치를 지니는 일은 언제나 진한 눈물을 담보하기 마련일 테니까. 큰 아이가 식탁에서 눈물을 뚝뚝 흘린다. 서른에 가까워지는 나이에 아직도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전날 저녁엔 세 살 아래 여동생에게 자신보다 먼저 결혼해도 좋겠다는 의견을 말해 주었단다. 빈말이라도 언니가 먼저 결혼해야 한다고,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더라면 좋았으련만 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던 모양이다. 동생이 먼저 결혼해도 좋다고 이야기..

수필·시 2013.05.30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아내는 거울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곤 한다. 왜 놀랐느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너무 아름다워서란다. 정말로 그렇게 아름다운 줄로 믿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외모에 대해 그렇게 자신 있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더 아쉬워한다. 그래서인지 성형수술이 대유행이다. 원조 미인인가 아닌가가 논란의 대상이다. 수술하지 않은 사람을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뜯어고친다. 개인적으로 키가 작은데다 대머리이다. 안짱다리에다 평발이다. 오십 대 중반임에도 육십 대 중반으로 보곤 한다. 그나마 모자를 쓰면 좀 나을까. 머리숱이 많은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대머리에다 키까지 작으니 요즈음 같으면 장가나 제대로 들었을까. 아내는 그 반대이다. 자동차 앞자리에 앉아 거울을 보면서..

수필·시 2013.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