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저편 150203 전날 쏟아진 폭설 후 미처 치우지 못한 눈들이 교정 곳곳에 쌓여있다. 비교적 이른 시간, 이곳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새벽같이 일어나 부산을 떨어야 했으리라. 버스에서 내려 우르르 강의실로 몰려가는 학생들이 보인다. 뼛속까지 얼어 붓게 하는 강추위쯤이야 안중에도 없다는 듯 뚜벅.. 문학일기 2015.02.03
이미지화(化) 150131 이미지를 글로 표현하고 글을 이미지로 변환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해보다. 글쓰기는 결국은 이미지화이다.(중요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상상 속에서 그림을 그린다. 글을 쓸 때도 독자들이 상상 속에서 그 장면을 그려 놓고 장면 속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실감.. 문학일기 2015.02.02
‘노을을 읽다’를 읽다 150201 ‘노을을 읽다’를 읽다. 글 전체를 은유와 비유, 묘사로 일관했다. 어느 문장 하나 허투루 쓴 것이 없었다. 깊은 사유에서 나온 문장들이 줄을 이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어디 가서 ‘ㄱ’자 라도 꺼낼 수 있을 터인데…. 묘사연습을 하고 시어를 읽고 습작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그런 .. 문학일기 2015.02.02
벗 150131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젊은 가수의 노래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냥감을 쫓아다닐 때나, 망막 속에 들어오는 순간을 포착할 때면 늘 리시버를 귀에 꽂고 조리개를 풀었다 조였다 한단다. 풍경이나 사물을 채집하는 데 도움을 .. 문학일기 2015.02.01
리치몬드 힐 도서관 스케치 리치몬드 힐 중앙도서관은 비스듬한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흰 눈이 솜털처럼 뿌려지는 날이면 아이들은 신나게 미끄럼을 탄다. 상자나 플라스틱 용기에 앉아 소리를 지르며 내려온다. 삼 층 열람실은 사방이 유리 벽이다. 앞이 확 뚫려있어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운동장.. 문학일기 2015.02.01
신변잡기 써 본 느낌 150128 아직은 신변잡기와 신변잡기 아닌 것을 명확히 구별할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동안 신변잡기를 수필로 알고 써왔지 않았나 싶다. 서정적인 글을 쓰고 싶었으나 쓰다 보면 늘 딱딱한 글이 되었다. 독자에게 감동을 주거나 공감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독자를 가르치려 하고 윽박지르려 했.. 문학일기 2015.01.29
자전거 타기 페달을 밟는다. 속도를 높여 십여 분 밟는다. 호흡이 가빠지며 땀이 배어 나온다. 이마에 송송 맺힌다. 맺힌 땀방울은 굵은 빗줄기로 변하여 얼굴 가득 흘러내린다. 눈을 뜰 수가 없다. 수건으로 얼굴을 씨익 훔친 뒤 장단지에 힘을 싣는다. 흘러내린 땀이 옷을 흠뻑 적신다. 후줄근해진 천.. 문학일기 2015.01.27
무엇이 중요한가 150125 사업을 일으켜 아이들 교육도 잘하고 가능하면 돈도 좀 물려주고 싶었다. 직장에 사표를 내고 사업체를 인수했다.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직장에서야 주어진 일만 하면 되었지만, 사업체 운영은 그렇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 가지 다 챙겨야 했다. 가족끼리의 오붓한 여행은 .. 문학일기 2015.01.26
부고 150123 해외에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많다. 그중 하나는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도착해보니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망연자실-망연자실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경우가 이때가 아닐까-하는 꿈을 꾸곤 한다. 타들어 가는 애간장을 부여잡고 발만 .. 문학일기 2015.01.23
국제시장 가슴이 설렌다. 도시락 싸서 소풍 갈 때 기분이 그랬다. 토론토에서 한국영화를 보러 가기는 처음이다. 할아버지 한 분이 차를 앞으로 뺐다가 뒤로 집어넣었다 하신다. 서너 번 반복해도 바로 세워지지 않는다. 지하주차장이 낯설어 그러실 것이다. 길목에서 주차를 끝내시기만 기다리고 .. 문학일기 2015.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