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꽃을 기다렸어요 나비와 흙과 무결한 공기와 나는 작약 꽃 옆에서 기어 돌며 누우며 관음보살이여 성모여 부르며 작약꽃 피면 그곳에 나의 큰 바다가 맑고 부드러운 전심(全心)이 소금 아끼던 작약꽃 보면 아픈 몸 곧 나을 듯이 누군가 만날 의욕도 다시 생겨날 듯이 모래에 어쩌면 그보다 일찍 믿음처럼 작약꽃 피면 (작약꽃 구근을 묻어두고 싹이 트는 것을 지켜보다가 나비며 흙이며 공기며 바람이 작약이 피기를 기다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개화한 꽃의 세계는 바다와 같은 세계고, 정신의 경지로 보자면 전심이 있는 곳이 아닐까) 당신은 꽃봉오리 속으로 들어가세요 조심스레 내려가 가만히 앉으세요 그리고 숨을 쉬세요 부드러운 둘레와 밝은 둘레와 입체적 기쁨 속에서 (아침을 생각한다 시집의 첫번째 실린 시가 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