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시 한 편(신현정)
이른 아침 한 떼의 참새들이 날아와서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날고 마당을 종종걸음치기도 하고 재잘재잘 하고 한 것이 방금 전이다 아 언제 날아들 갔나 눈 씻고 봐도 한 마리 없다 가지 저 가지가 반짝이고 울타리가 반짝이고 마당이 반짝이고 아 내가 언제부터 이런 극명(克明)을 즐기고 있었나 극명은 무엇인가. 매우 분명함이요, 깊은 속까지 샅샅이 똑똑하게 밝힘이다. 아주 뚜렷함을 본다는 것이니 시인은 이른 아침에 반짝임의, 광채의 현현(나타날顯나타날現)을 보았다는 것이겠다. 참새들이 무리를 지어 와서 가지를, 마당을 옮겨 난다. 그가 옮겨 나는 것에는 반짝임이 있다. ‘종종걸음’이나 ‘재잘재잘’이라는 시어로 표현하고 있다. 겉의 생김새나 모습 미미한 움직임, 소리에도 빛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