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치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여전히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끓는 증오처럼 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 고문실 벽처럼 피로 흥건하게 물들고, 그 안에 각각의 무덤들이 똬리를 틀기를,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기를, 그들이 누구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 내가 듣는 것, 지금 내가 쓰는 것, 그것으로 충분치 않기에, 터무니없이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