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긱하고, 차 마시고, 글 쓰는 자리에서 고개를 들면 나지막한 언덕과 어린 나무 대여섯 그루, 새와 여우만 다녔을 법한 언덕에 포클레인 한 대가 팔을 굽혔다 폈다 느릿느릿 움직인다. 동녘 하늘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던 해는 구름에 가려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휑한 하늘에 기러기떼 끼욱끼욱 북으로 날아간다. 언덕 쪽으로 사람들이 함께 살 집을 짓겠다한다 집은 언제쯤이나 지어질까? 생애 마지막을 저 언덕에서 지내면 어떨까? 나는 네가 더 예뻐지는 게 좋아 나는 네가 더 행복해지는 게 기뻐 나는 네가 더 예뻐지는 걸 보면서 행복해하는 사람 나는 네가 더 행복해지는 걸 보면서 따라서 기뻐하는 사람 이대로가 좋아 그냥 좋아 이뻐요 이쁘다고 말하는 사람 보면 나도 따라서 이쁘다 아빠가 사 준 트렌치 코트 저녁 찬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