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집 주변 공원을 두 바퀴 돌았다. 한 번은 시계 방향으로 다른 한 번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걸으니 보고 느끼는 게 사뭇 다르다. 같은 길이라도 어느 방향으로 걷는가에 따라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달라지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시계 방향으로 걸으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반대 방향으로 걸으면서는 보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집 주변을 걷다 보면 커다란 연못을 만난다. 물가 주변으로 갈대의 키가 제법 높다. 지난해 키를 키운 갈색 쭉정이들이 허허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아래로 파릇파릇 새로운 갈대가 키를 키워간다. 묵은 갈대 키와 견주어 반쯤은 자란 듯 보인다. 묵은 갈대들이 어린 갈대들에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