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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영성

시무장로에서 은퇴한 다음날(2022년 12월 26일) 헨리 나우웬의 '삶의 영성(A Soirituality of Living)'을 읽는다. 이 책은 두란노에서 2013년 8월 5일 초판이 나왔고 2022년 4월 12일 20쇄로 재판되었다. 헨리 나우웬은 ‘내 안에 하나님이 활동하실 공간이 있는가?’라고 물으며 ‘고독의 제자도: 하나님과 단둘이 있는 영성’, ‘공동체의 제자도: 서로 약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영성’, ‘사역의 제자도: 고통의 자리에 찾아가는 영성’을 소개하며 하나님께 내 드리면 풍성한 열매가 맺힌다고 설명하고 있다. 발문을 쓴 네이턴 볼(Nathan Ball)은 “물론 헨리는 교사이고 작가였다. 헨리는 심리학고 신학으로 학위도 받았고, 그에게는 명문대 교수라는 지위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본..

미셀러니 2022.12.27

더 파벨만스(The Fabelmans)

연말연시가 되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회자되는 영화를 보곤 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내와 함께 시네플렉스 리치먼드 힐(Cineplex Richmond Hill)에서 ‘더 파벨만스(The Fabelmans)’를 보았다. 이 영화는 2023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되기도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갈등과 혼란(자녀의 입장에서 느끼는), 주인공 샘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 예술적 감성 등을 잘 그려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 길을 찾아가는 어린 샘이 자신이라도 되는 양 몰두하며 영화 속에 머물렀다. 유대인 가정의 분위기와 문화를 이해하게 돠는 것은 영화가 주는 덤이라 할 수 있으리라. ‘더 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영화이기도 하다. 보시길..

시무 은퇴를 앞두고

출석할 교회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 후 송파구 방이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후 아내와 나는 집에서 10분 거리인 수동교회에 등록했다. 이후 캐나다에 이주하기 전까지 10여 년 수동교회에서 기쁘게 신앙생활을 했다. 당시 수동교회의 담임목사는 정완모 목사님이셨는데 두 딸들이 이 교회에서 유아세례를 받기도 하였다. 1995년 2월부터 토론토와 뉴욕에서 도합 3년여 머무르다 1997년 말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이후 10년간 기러기 아빠로 살다가 2007년 4월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토론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캐나다로 돌아온 후 출석할 교회를 찾았다. 몇 가지 기준을 가졌었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야 한다라는 점과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나에게..

미셀러니 2022.12.20

첫눈

동아일보 12월 17일자에 실린 글을 함께 나눈다. [나민애 시가 깃든 삶]〈377〉 여자는 털실 뒤꿈치를 살짝 들어올리고 스테인리스 대야에 파김치를 버무린다. 스테인리스 대야에 꽃소금 간이 맞게 내려앉는다. 일일이 감아서 묶이는 파김치. 척척 얹어 햅쌀밥 한 공기 배 터지게 먹이고픈 사람아. 내 마음속 환호는 너무 오래 갇혀 지냈다. 이윤학(1965∼) 눈이 오면 어른들은 기쁘지 않다. 대신 오만가지 복잡한 심정이 든다. 올해도 지나가는구나 착잡한 마음이 들고, 내일 출근길은 어쩌나 빙판도 걱정하게 된다. 펑펑 함박눈이 내리면 이러다 집에 못 가는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 오도 가도 못하게 눈 속에 갇혀 세상과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눈이 오면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느리게 걷지만, 어른은 여..

문학일기 2022.12.17

눈 내린 날

밤늦게까지 눈이 내렸다. 15 센티 가량 내린 듯하다. 아침에 도로 사정이 나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밤새 깨끗이 치워 통행에 지장이 없었다. 눈 치우기 월드컵이 있다면 아마도 토론토 사람들이 유력한 우승 후보일 터이다. 집집마다 눈 치우는 광경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떤 집은 스노 블로어라는 장비를 이용하고 어떤 집은 큰 삽을 이용하여 눈을 퍼낸다. 온 가족이 함께 눈을 퍼내는 집도 있고 남자 혼자 열심히 눈을 치우는 집도 있다. 우리 집의 경우는 주로 혼자서 퍼내는 편이다. 눈 치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한 시간 내외. 나이 드신 분들만 사는 가정은 사람을 고용하여 눈을 치우기도 한다. 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주택에서 콘도(한국으로 치면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도 한다. 눈을 치우고..

미셀러니 2022.12.17

운동 절제 맑은 정신

아침에 봉두완 씨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1934년 생인 봉두완 씨는 어머님과 동갑이시다.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해온 비결로 “하나님의 은총과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 거리낌 없이 해가면서 마음을 편하게 가진 덕분”이라고 했다. 5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봉사와 사랑을 실천해온 ‘나눔 인생’이 건강한 삶의 원천으로 보였다고 인터뷰를 진행한 이(문화일보 박현수 기자)가 전했다. 이어 91세인 금진호 씨의 이야기도 읽었다. 전성기 시절 모습 그대로 깔끔한 외모와 따뜻한 인상의 금진호 씨는 건강비결을 “꾸준한 운동과 절제 있는 생활, 맑은 정신’을 들었다고 했다. 골프는 ‘에이지 슈터(age shooter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나이보다 적게 치는 타수)를 했을 정도로 수준급인데 한 달에 4~6회 필..

미셀러니 2022.12.16

우리는 이렇게 익어가고(음식평론가 황광해)

한국기행이라는 프로를 자주 보는 편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면서 TV로 나마 고국의 산하와 자연을 보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소개되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을 보노라면 어린 시절 과수원에서 뛰어놀던 추억과 강변에서 동무들과 칼싸움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며칠 전(22년 12월 7일) 한국기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출연자의 익숙한 목소리에 귀를 쫑긋하였다. 그 이는 음식평론가였는데 얼핏 보기에 무척 나이 들어 보였다. 함께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아내는 자신이 반주자로 섬기던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과 닮았고 목소리도 비슷하다며 재미있어했다. 토론토 장로 합창단의 전 지휘자 신현덕 장로님은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 18년 선배이신데 지금은 80대 중반의 어르신..

미셀러니 2022.12.15

잔말 말고 쓰자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 소설가 필립 로스 “중요한 건, 전업 작가라면 적어도 하루에 네 시간 이상 일정한 시간을 두고, 그 시간에는 글쓰기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 레이먼드 첸들러 글을 쓰는 사람은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냥 일어나서 쓰는 것이다. 하루 네 시간은 못쓸 지라도 하루 두 시간 이상은 쓰는 사람이라야 작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레이먼드 첸들러(Raymond Chandler 1988~1959)는 미국의 소설가 데실 헤밋과 더불러 하드 보일러 소설의 전형을 제시한 인물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창조했다면 레이먼드 챈들러는 필립 말로를 만들어 냈다. 첸들러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미지..

문학일기 2022.12.13

목회자 장로 송년 모임

목회자 장로 부부 모임을 가졌다. 본 한인교회에서 장립 받고 시무하다 은퇴하신 은퇴장로와 목회자 그리고 시무장로의 모임인데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년에 한 번씩 모인다. 2019년 이후 팬데믹으로 인하여 만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얼굴을 뵈니 무척이나 반갑고 기뻤다. 하지만 몇 분 장로님과 권사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병환으로 참석하지 못하신 분도 계시고 세상을 떠나신 분도 계신다. 기력이 쇠하여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정신이 맑고 깨끗하여 교회와 세상을 위해 늘 기도하며 기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예쁘게 차려입은 권사님들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미셀러니 2022.12.13

어떤 약속

이십팔 년 전 그러니까 1994년 어느 겨울의 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토론토에서 얼마 동안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아내는 당연히 따라나서겠다고 일치감치 동의를 해주었지만 아이들이 문제였다. 두 딸은 당시 일곱 살과 네 살이었다. 아이들에게 우리 가족이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해서 살아볼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다. 큰아이가 동생과 의논해 보고 이야기해주겠다고 했다. 하루가 지난 후 큰아이는 동생과 의논해 보았는데 가지 않겠다고 자신들의 결정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유는 캐나다에 가면 머리카락이 노랗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침 아이들은 레고 놀이에 푹 빠져있었다. 크리스마스에 레고로 만든 인형의 집을 선물하기도 했다. 아내와 나는 이사를 해도 머리카락이..

미셀러니 202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