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던 6.25의 경험을 자주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전쟁 이야기는 실화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먼 나라 이야기로 들렸다. 어제 일처럼 느껴졌을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말씀하셨지만 철없던 자녀들은 그저 제삼자에 불과했고 열 번도 더 들었을 이야기에 지겨워만 했다. 지금은 아버님의 그 이야기가 다시 그립다. 15년 전 여행을 다녀온 후 썼던 글 한 편 올려둔다. 아버지와 함께 한 처음이자 마지막 장사해수욕장 여행이었다. 열아홉 나이에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한 젊은이는 일주일간의 짧은 훈련을 받았다. 교육을 받던 중 총기오발 사고로 죽어나가는 동료 학도병을 보면서 전장이 어떤 곳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훈련을 마친 후 북한군으로부터 노획한 총과 배낭 등 장비와 인민군복을 지급받았다. 적의 후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