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여윈 가지로 가득했다 지난밤 내린 눈이 낙엽을 덮어 눈밭이 되었다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눈 밟는 소리가 찬 공기를 갈랐다 아이젠에 끼인 눈이 절뚝이며 걷게 했다 시린 바람이 볼에 와닿았다 걷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걸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걷기로 한 게 옳은 결정이었다 올 한 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바르게 판단하고 결정하기를... 걷는 도중 아내가 힘들어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망막에 렌즈를 삽입한 영향도 있었을 터였다 어쩌면 삶은 날마다 걷는 일 일지도 모른다 갑진년 한해도 묵묵히 걸을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뚜벅뚜벅 걸으며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으리라 새해 첫날 숲으로 난 길은 설렘이 있는 선물이었다